어제는 아침부터 Y와 소소하게 마찰이 있었다.
그와 카톡 연락 중에 꺼냈던 한마디가 그 시작이었다.
"잠시만, 나 회사 연락와서"
그는 급한 일은 굳이 말할 필요 없이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며 나를 답답해 했다.
업무를 처리하는 자세의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전에도 그가 나를 답답해 하는 것으로 마찰이 왕왕 있어왔던 터라 나도 모르게 그에게 또 날을 새워버렸다.
내가 받은 상처를 그가 똑같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툭 던져버렸다.
바로 후회했다.
그제 비슷한 일을 겪으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항상 그가 내가 하려는 말의 본질을 보면, 세세한 말끝 하나마다 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어디 가서 무시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내가 인정 받기를 바라는 마음.
그 본질을 받아들이려, 그의 걱정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면서 나를 반성했다.
"그래 고마워요 너는 역시 현명해요"
나는 그의 말처럼 현명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저 표면적으로 반성하고 바뀌려고 할 뿐, 본질적인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후에는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그 회의를 위해 며칠을 준비했고, 3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그 와중에도 그와 더 가까워 졌음을 생각하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한참 회의가 끝나고 결과 내용을 상사와 복기하던 중, 그가 큰 문제가 터졌음을 나에게 카톡으로 전달 하였다.
나는 내 걱정을 전달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급하지 않은 다른 말을 중간중간 전달하였다.
그러자 그는 내가 이상하다며, 본인의 상황의 심각성에 공감을 하지 못한 것이라 말했다.
"지금 이상황에서",
"...라고 하는게 이해가 안갔어"
요근래 계속되는 마찰 때문이었을까, 나는 바로 내가 왜 억울한지를 그에게 따지며 날을 새웠다.
나는 아직 하나도 성장하지 못했다.
예전에도 그에게 큰 문제가 터졌을 때, 내가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점으로 큰 마찰이 있었다.
심지어 나에게 문제가 터졌을 때도 나의 진지하지 못한 태도에 그는 큰 우려와 걱정을 표했다.
그 때마다 나는 반성을 하고 자아성찰을 하며, 다시끔 그에게 든든한 사람이 되겠다 결심했다.
하지만, 그런 결심들은 정작 때가 왔을 때 나를 바꾸지 못했다.
나는 그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못했고, 이번에도 진심으로 그의 어려움을 이해하거나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나는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아이와 다를바 없으며,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오늘 또 나는 반성을 했고, 이번에는 이것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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